혐오순회방역 릴레이 기자회견 [성명서] 성적 낙인으로 공동체의 연대를 위협하는 머니투데이는 50년 동안 입을 다물어라

 

 

혐오순회방역 릴레이 기자회견

혐오여론 조장하는 언론에 반대한다!

정부는 평등과 인권의 전진을 선언하라!

○ 일시/장소: 2020년 5월 29일(금) 오후 2시 – 오후 5시 40분

국민일보(14시)->뉴시스(15시)->머니투데이(16시)->언론중재위원회(17시)

○ 주최: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 진행

– 각 언론사 앞에서기자회견 개최. 기자회견 시 1~2인 발언 및 퍼포먼스 진행

– 각 기자회견 지점 및 시각은 다음과 같음

– 오후 2시: 국민일보(여의도)

오후 3시: 뉴시스 (명동)

오후 4시: 머니투데이(청계천)

오후 5시: 언론중재위원회(프레스센터)

귀 언론사의 발전을 기원하며, 인권과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산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인권침해에 대응하고 커뮤니티에 검진을 독려하며 방역당국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에서 5. 12. 출범한 연대체로서 5. 29. 총 23개의 단위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5. 8. 이태원 지역 집단감염 이후 일부 언론들은 클럽명과 관련 불필요하게 게이클럽을 강조하거나, 게이 남성들의 만남과 문화를 가십화하고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보도를 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선동했습니다. 이에 대책본부는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 이러한 언론의 혐오 조장의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언론을 통해 생성,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본부는 온라인 활동만으로는 문제점을 알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오프라인 직접 행동을 통해 혐오조장 언론사에 직접 방문하여 항의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나아가 언론중재위원회에게 이들 언론사에 대한 시정권고를 요청하고 혐오가 아닌 평등과 안정를 진전시킬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대책본부가 주된 항의 대상으로 삼은 언론사는 국민일보, 뉴시스, 머니투데이입니다. 릴레이 기자회견은 오후 2시부터 각 언론사를 차례로 방문하여 언론사 앞에서 1~2인의 발언 및 성명낭독, 퍼포먼스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후 5시에 언론중재위원회 앞에서 마무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시정권고 요청서를 전달합니다.

귀 언론사의 많은 관심과 보도 부탁드립니다.
(끝)

2020. 05. 29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성명서] 성적 낙인으로 공동체의 연대를 위협하는 머니투데이는 50년 동안 입을 다물어라

코로나19 이태원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언론은 선동에 가까울 정도로 성소수자 업소명을 샅샅이 뒤지고 노출하는데 급급했다. 이들의 태도는 여느 때보다 심각했고 실망스러웠다. 특히 몇몇 언론들은 질병 예방에 대한 정보 전달은 미뤄둔 채 성소수자들이 만나고 관계 맺는 시도들 자체를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기자들이 주목한 키워드는 게이 사우나, 소위 찜방이라 불리는 장소였다. 많은 언론들은 앞 다퉈 르포와 단독 취재의 소재로 찜방을 다뤘다. 그 중에서도 머니투데이는 단연 집착적인 면모를 보일 정도로 찜방을 취재했다. 이동우, 김사무엘 기자는 마치 이날을 기다려왔다는 듯 ‘5년 전 차마 못쓴’ 취재기를 들고 오는가 하면, 김태현기자는 확진자들이 수면방을 다녀왔다고 낙인을 찍고 김지산기자는 대단한 비밀이라도 공개하겠다는 양 찜방 입장 규칙을 다룬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5년 묵은 르포, 단독을 앞에 붙인 취재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다. ‘평범한 휴게실과 다르지 않은 공간, 콘돔과 젤이 있어 세이프섹스가 장려되는 공간, 가벼운 터치와 눈길을 주고받으며 반응이 있으면 관계를 하고 거부하면 다른 방으로 가는’ 공간은 새로울 것도, 문란할 것도 없었다. 외려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몰래 촬영하면 강제 퇴실시킨다는 항목은 여느 성산업의 장소들보다 안전을 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이 언론으로 하여금 찜방을 비롯한 성소수자의 만남을 공격하도록 했을까. 게이들이 서로 만나고 모인다는 사실조차 낯설어하는 분위기에서 섹스를 하는 구체적인 장소가 가까이 실존한다는 것은 낯설고 놀라울 수 있으며, 비난하고 낙인찍기 너무도 쉬운 조건을 형성했을지 모른다. 찜방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과열된 것은 단지 밀접접촉이 빈번한 장소의 성격상 감염병 예방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커뮤니티에서도 쉬쉬해온 찜방은 많은 언론들로 하여금 저열한 논점을 들이대기 용이한 조건을 제공한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기사들에는 온갖 허무맹랑한 판타지와 망상들이 남발했다. 그리고 성적 보수주의를 근간에 둔 단속과 금지의 주장들이 금세 차고 들어왔다. 이들 언론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호기심을 기존 성적 보수주의의 프레임으로 여과시켜 낙인으로 수렴한다는 점에 문제적이다. 성소수자의 문화는 부정적으로 평가 절하되고 편견에 사로잡히면서 증오의 악순환을 지속한다.

찜방은 이들이 그려내는 것처럼 무법지대가 아니며, 무조건 자유로운 관계가 이뤄지는 공간도 아니다. 오히려 찜방에는 나이와 체형, 질병유무 등의 위계와 기준이 여전히 작동한다. 이는 찜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것은 성소수자의 공간이 음지의 공간이라는 이유로 이를 르포의 대상으로 취급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소모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머니투데이의 태도는 성소수자의 공간을 계속해서 침묵에 부쳐진 공간으로 고정시키며 단속과 검열의 대상으로 낙인찍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질병 예방에 도움 되지 않을뿐더러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성적 보수주의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는 혐오에 맞서온 연대와 결속의 역사를 흔들며,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 혐오를 내부에서도 재생산시키는 점에 규탄받아 마땅하다.

찜방과 사우나와 같은 성소수자의 공간은 성적 보수주의와 성소수자 혐오의 역사 속에 만남을 추구해온 이들에 의해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단속과 검열 속에 가지를 뻗어온 한국의 유흥문화의 형성 위에 있다. 그렇기에 성소수자의 만남과 관계는 성적 실천과 성적 보수주의의 긴장 사이에서, 성적 위계와 이에 적대하는 평등한 만남의 지향을 고려하면서 논의해야 한다. 어플로 사람을 만나면서도 찜방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지, 여기에는 어떤 취약함이 있으며 그로부터 어떤 쾌락이 실천되는지, 이러한 쾌락은 어떤 위계 속에 구속되거나 일탈하는지, 그 안에서 어떤 성적 권리와 실천들을 세공할 것인지, 나아가 코로나19 이후에 찜방과 같은 공간들은 어떤 변화를 겪을지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성소수자뿐 아니라 언론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것은 결국 성적 보수주의의 함정을 경계하며 우리가 그토록 호명해온 한국사회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다시 읽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소수자의 취약한 관계 맺기의 환경을 노골적으로 가십화하고 낙인찍기에 급급해온 머니투데이를 규탄한다. 당신들은 5년을 묵어 이제야 르포를 내보냈다고 하지만, 정작 저질적 혐오는 500년이 지나도 나오지 말아야 했다. 이에 대책본부와 시민사회는 엄중하게 외친다.

언론의 소수자혐오가 사회를 망친다!

혐오여론 조장하는 언론에 반대한다!

편견과 낙인은 뉴스가 아니다!

언론의 증오선동 지금당장 out!

2020년 5월 29일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