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업소에 대한 가십화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혐오에 물타기 하는 것일 뿐이다.

– 게이 클럽과 찜방을 비롯한 성소수자 업소에 대한 몇몇 언론들의 가십적 행태에 부쳐

최근 코로나19를 키워드 삼아 성소수자 업소를 전시하는데 급급한 기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크리스찬 투데이나 국민일보와 같이 대놓고 성소수자를 반대하고 혐오하는 매체들 뿐 아니라, 뉴스1(김학진기자, “45세 이상 뚱보 오지 말라”…’찜방’ 블랙수면방 주말엔 바글바글, 5월 10일), 서울신문(이보희기자, “뚱보 출입금지” 블랙수면방 ‘찜방’의 실체, 5월 10일), 머니투데이(이동우, 김사무엘 기자, 커튼만 쳐진 컴컴한 방, 5년전 차마 못쓴 블랙수면방 취재기, 5월 12일) 등 많은 주류언론들이 성소수자 업소를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매우 문제적이며 우려스럽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전파방식을 이야기하며 성소수자들이 만나는 공간의 열악함과 협소함을 언급합니다. 익명으로 만나고 성적으로 빈번히 접촉하는 만남의 형식도 말합니다. 나아가 성소수자들이 만나는 공간이 생활공간의 내부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암시하며 위협을 더합니다.

이는 오래전 성소수자를 웃음거리로 대상화하고 전시했던 황색언론과 찌라시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인터넷 언론이 보다 노출에 용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업소명과 행태 등을 극단적이고 자극적으로 설명하는 점일 것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위기는 저들이 저열한 기사를 낼 수 있는 명분으로 쓰입니다.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들은 게이남성들의 주요 동선과 방문 업소를 나열하고 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무엇을 하는지 굳이 묘사합니다.

여기에 ‘언론’이라는 매체는 저들의 이야기를 코로나19 위기에 필요한 정보인 양 포장합니다. 외설적이고 노골적인 표현과 장면들은 르포와 단독취재 등의 그럴싸한 조명을 받아 버젓이 페이지에 게시됩니다. 이는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질병의 위기 속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경계하고 밀어내도록 하는 동력이 됩니다.

이들의 태도는 질병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혐오를 집어넣고 여론 선동의 자극적 내용들을 집어넣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것은 질병에 대한 의식은 제쳐두고 불안과 분노를 소수자를 향한 비난의 불쏘시개로 소모합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은 성소수자들의 만남이 이뤄지는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소거한 채 이들을 단지 가십거리로 증발시킵니다. 그것은 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성소수자를 배척하고 고립시킵니다.

이에 우리는 질병에 대한 불안을 사회적 소수자 차별과 배척으로 전가하는 언론의 여론몰이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코로나19의 위기에 대처하는 언론의 사명을 자각하길 바랍니다.
언론의 품격을 지키기 바랍니다.
당장 황색 선전을 멈추십시오.

2020. 5. 14.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커뮤니티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성소수자가 경찰력에 의해 연행되고 처벌대상이 되었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성소수자가 제도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환경 속에서 만남이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이뤄졌으리라 유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크루징 문화라고 부르는 일회적 만남, 욕구를 풀기 위한 익명의 만남에 대한 비난의 이면에는 그러한 만남과 장소를 강제하다시피 했던 조건과 환경이 있습니다.

성소수자의 만남이 음지화되는 가운데 장소는 위생적으로 관리되기 어렵고, 질병에 취약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성소수자의 만남과 장소를 ‘치부’로 바라보는 관점에 여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음지의 조건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양한 만남의 모델과 장소의 질서를 만들며 공동체의 역사를 일궈왔습니다. 아직 그것은 완결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많은 논쟁들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만남의 환경과 스킨십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클럽과 찜방과 같은 우리의 장소들은 그저 가십으로 소모하거나 법의 잣대로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오랜 시간 외부의 단속과 비난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성소수자임을 자각하고 사람을 만나고자 고립을 깨고 외로움을 나누기 위해 밖에 나왔을 것입니다. 이는 내가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더 구축하고 만들고 요청해야 할까요? 어떤 이야기를 더 해야 할까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성소수자로서 우리의 복잡하고 입체적인 마음들을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치부를 그저 치부로 남겨두며 부끄러워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그것이 왜 치부일 수밖에 없었는지, 왜 치부로 지목되고 낙인찍혀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시도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2020. 5. 14.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활동브리핑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활동브리핑

PDF 보기 : Download

 

1.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조직 현황

□ 현재 총 20개 단체로 구성됨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부산 성소수자 인권 모임 QIP,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SHARE,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언니네트워크, 이화여자대학교 성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청소년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트랜스해방전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총 20개 단체, 2020년 05월 16일 기준)

□ 대책본부에서는 상황실을 설치, 매일 관련 상황 점검 및 실무 진행

 

2. 인권침해 상담 및 대응

□ 대책본부에서는 각 단체별로 상담창구를 운용하고, 그 중 주요 상담 건에 대해서는 상황실을 통해 공유 및 필요시 공공기관에 연계하고 있음

◯ 상담창구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02-745-7942 (09~18시)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02-715-9984 (13-20시)
–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010-2164-1201 (11-19시/월 휴무)
–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02-924-1227 (11-21시/일, 월 휴무)

◯ 현재까지 상담 내역은 총 약 90건, 주요 내용은 △ 자가격리로 인한 불안과 어려움 △ 직장 등에의 아우팅 우려 △ 검진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3. 커뮤니티 대상 홍보

□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해 자가검진 독려, 인권침해 상담 안내, 검진관련 정보를 담은 광고 배포

◯ 성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웹페이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총 6곳)에 배너 광고 배포 진행중
◯ 대책본부 소속 각 단체 홈페이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홍보 예정
◯ 외국인 대상 (영어, 일어, 중국어)로도 배포할 예정에 있음

□ 대책본부 홈페이지를 제작 중에 있음, 대책본부 차원의 캠페인, 코로나19 관련 FAQ를 제공하고 상담게시판 운영.

 

 

4. 언론 대응

□ 언론 인터뷰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고 상황에 맞추어 응대 중에 있음. 현재는 주로 외신의 연락이 들어오고 있음

□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악의적 보도를 하는 언론들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및 이에 대한 항의전화, 공문발송, 언론브리핑 등의 대응을 하고 있음. 현재까지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음.

 

 

5. 방역당국과의 소통

□ 현재 서울시, 경기도와 면담 진행했음. 인천시와도 면담 추진 중에 있음

◯ 서울시
– 5월 11일 면담 진행
– 이태원 지역 방문자 검진 시 HIV를 특정해서 묻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 시정 지침 내려짐
– 재난문자에 과도한 정보를 담지 않도록 각 지자체에 공문 발송 지속적 추진
– 재난 문자 관련, 익명검사 가능,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내용 강조하기로 함
– 인권침해 상담 핫라인 설치 및 운영하여 대책본부와 상호협력 통해 상담을 신속하게 접수하고 조사와 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

◯ 경기도
– 5월 15일 면담 진행
– 진료 시 성적지향, HIV 감염 여부 등 불필요한 질문 묻지 않도록 지침 발송, 재난문자에 과도한 정보를 담지 않도록 각 지자체에 공문 발송 추진
–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신속히 경기도 인권센터 등과 공유하도록 함
– 방역당국 브리핑 시 인권침해 예방, 차별반대 메시지 발송 추진

 

6. 향후 계획

□ 외국인 강사, 이주 노동자 관련해서도 상담이 들어오고 있음, 다국어로 메시지를 작성하여 배포 예정

□ 2주 자가격리가 종료된 후 직장에 복귀 시 괴롭힘, 퇴사 압박 등의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음. 이와 관련 정부에 인권침해 예방 메시지 발송하도록 요구하고, 실제 침해 발생 시 대책본부에서 대응 예정

□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언론단체들과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

[언론모니터링] 코로나19 위기에 함께 대처하면서 우리의 인권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오늘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아이다호)입니다. 이 날은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질병목록에서 삭제한 날을 기념하며 제정되었습니다. 아이다호 30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어둠을 견디고 함께 길을 더듬어가며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언론 모니터링 활동은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에서 성소수자를 표적 삼고 자극적으로 가십화하며 혐오여론을 선동하는 언론들에 대한 항의와 시정 요청을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대항논리를 제공하여 누구라도 혐오논리에 위축되고 고립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활동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대책본부는 자체적인 메세지 외에도 언론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혐오와 차별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막을 뿐 아니라, 질병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한 많은 기사와 논평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미디어오늘이 발빠르게 제작한 ‘인권 짓밟고 방역 도움 안되는 인사이트 위키트리’(5.10)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문 방송 모니터 보고서 ‘국민일보의 강제아웃팅, 누구를 위한 보도인가’(5.12) 는 언론이 잘못된 관점과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혐오를 선동하는가를 상세하게 보도해주었습니다.

한겨레 칼럼 ‘[세상읽기] 코로나19: ‘미등록’과 ‘커뮤니티’의 탄생’(5.14)은 지금의 상황이 가져온 변화와 그 한계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정부가 ‘불법 체류자’ 대신 ‘미등록’과 ‘비정규’의 워딩을 사용하고, ‘커뮤니티’를 사용하여 성소수자 공동체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점은 재난 상황 속에서 예방에 총력하는 보건당국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익명검사를 전국 단위로 실시한 것은 강제적인 감시와 관리보다 인권이 예방의 지름길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HIV/AIDS 운동이 외쳐온 구호 ‘인권이 예방의 지름길’의 늦은 성과이기도 할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등 인권기본제도들을 미루지 않고 마련했더라면 검진대상자들이 불안과 차별 속에 고립되는 가운데 국가가 혐오와 차별에 자제하자고 호소하는 풍경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국가 전체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혐오를 멈추자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오로지 ‘안전’과 ‘방역’을 위해서만 접근된다는 점에 아쉬움이 크기도 합니다. 성소수자 공동체가 호출된 배경은 위험의 감축을 위한 수세적인 상황이 작동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공동의 시련을 함께 지나오면서 이후에 어떻게 시민권을 말하고 요청할 수 있는지, 시민권의 기준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과제를 남깁니다. 제도화와 권리 요구는 성소수자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쾌락을 향유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이야기에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오늘 게재된 소설가 김비의 칼럼 ‘김비의 달려라, 오십호(好)- 코로나시대, ‘등록되지 못한 자’의 슬픔을 나누다’는 대책본부뿐 아니라 성소수자인권운동이,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은 커뮤니티가 공존을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많은 영감을 줍니다. 지금 우리의 활동들은 단지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검진 참여만을 위해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만을 위해 이뤄지지 않습니다. 질병예방 속에서 우리는 누가 불이익을 받고 있는지, 누가 지금의 상황 속에서 더 위축되고 고립되고 있는지를 봅니다. 우리의 노력들은 (미등록)이주민과 난민, 장애인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나누고 연결되어야 합니다.

2020. 5. 17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코로나19마저 악용…언론은 성소수자 혐오를 멈춰라
http://www.ccdm.or.kr/xe/watch/295143

[미디어오늘] 인권 짓밟고 방역 도움 안되는 인사이트 위키트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

[세상읽기] 코로나19: ‘미등록’과 ‘커뮤니티’의 탄생 / 황필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44978.html

[한겨레]코로나 시대, ‘등록되지 못한 자’의 슬픔을 나누다 / 김비
http://www.hani.co.kr/a…/society/society_general/94521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