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0 대책본부 중간 모니터링] [성명]그것은 예방도 뉴스도 아니다.

 

[대책본부 중간 모니터링]

[성명]그것은 예방도 뉴스도 아니다.

이태원 코로나19 사태 이후 혐오가 지역사회 곳곳에 발생하고 있다.

연휴 이후 많은 언론들이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공식발표와 상관없이 과도하게 업소 명을 공개를 하는가 하면, ‘게이 업소’라는 식으로 성적지향을 명기하여 질병을 표적했다. 너나없이 이태원 클럽과 연관되는 뉴스 앞에 ‘속보’와 ‘단독취재’를 붙이고 경쟁하는가 하면, 성적 보수주의의 프레임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부에서 이뤄지는 만남과 관계를 조명한답시고 문란함의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질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과 예방에 대한 노력 없이 그저 코로나19의 사회적 위기를 성소수자 혐오로 동기부여하며 계속해서 성소수자를 가십화하고 있다. 질병 앞에서 누가 취약해지는가에 초점을 맞추기는커녕 사회적 소수자를 노출시키고 이들을 극단적으로 대상화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는 당신들의 태도는 예방도 정보도 아니다.

이는 지자체와 의료기관 또한 마찬가지이다. 개인정보보호를 준수해달라는 중앙보건당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몇몇 지자체들은 확진자의 동선을 노골적으로 공개하는가 하면, 업소에 ‘게이’를 붙이거나 확진자의 구체적인 직장정보와 국적을 명기하여 보란 듯 전시했다. 확진자라는 이유로 지역사회 주민의 정보를 개인 계정에 게시하고 호응을 구하는 지자체 단체장의 태도는 어떤 경우일지라도 주민을 모독하는 것이며 지역공동체 내부에 혐오를 부추기는 행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언론과 지자체의 과도한 가십화와 낙인찍기는 여론을 악화시킨다.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이후 온라인에서는 성소수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포털사이트와 SNS에는 확진자의 정보가 공공연히 유포되는가 하면, 성소수자 문화를 비난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가짜뉴스들이 범람하기도 했다. 추적 가능한 정보를 자랑이랍시고 게시하는 언론과 지자체의 쌍끌이 속에 정보 유포의 증가는 혐오의 악순환을 부채질한다. 그것은 질병에 대한 분노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분노로, 이들에 대한 언어적·물리적 폭력의 싹을 틔운다.

일련의 혐오선동은 이미 혐오를 민원으로 받아들이고 정치 세력화 되도록 방기해온 한국사회의 오랜 뿌리 위에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소수자와 질병 당사자를 향한 혐오가 어떤 경우에도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많은 이들이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혐오의 관성은 질병에 낙인을 찍고 사회적 소수자를 엮어 혐오의 시너지를 낸다. 여기에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찬반 문제로 가르고 미뤄온 역사가 바탕한다.

하지만 변화는 있다. 끊임 없는 의견 제시와 협력을 통해 우리는 적어도 보건당국을 통해 개인을 향한 비난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선동이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선언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나아가 지금의 노력들이 단순히 방역과 예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회복 이후 사회에 복귀하는 시점에도 차별과 불이익이 용납될 수 없다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그것은 오랜시간 외쳐온 평등과 인권의 요구에 연결되어 있다.

성소수자들에게 자신의 정보를 의도치 않게 노출하는 것은 불이익당할 수 있다는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것은 뉴스도 예방도 아닌 혐오일 뿐이다. 당장이 시급한 가운데 정부는 혐오를 단호하게 반대해야한다. 혐오와 차별이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성소수자의 인권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진단하는 것은 사방으로 변주해나가는 혐오와 차별을 방관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태원 클럽 코로나19사태가 수습되어간다고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안전의 근간에 인권의 가치가 작동함을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인권 보장을 제도화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협력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2020. 5. 20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5. 18. 언론모니터링]

1. 이주민 확진자의 과도한 정보 노출을 멈춰라
코로나19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증가한 이후 최근에는 이태원 방문 외국인의 외국인 국적, 나이, 직장지역 등 세부적인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정보 공개에 대한 기준이 특별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지한 ‘확인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안내'(4.12자)에 따르면 정보공개는 ‘역학적 이유, 법령상의 제한, 확진자의 사생홀 보호 등의 다각적 측면을 고려하여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정보에 한하여 공개’한다고 밝힙니다. 여기에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몇몇 지자체의 경우 정보를 과도하게 노출하면서 그것을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인 양 홍보하고 있습니다. 정보 공개는 지역주민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을 당사자의 정보로 봉합하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듭니다. 공개된 정보가 예방에 필요할지도 미지수입니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지목된 이들이 추적되고 고립되기 쉽우며, 질병과 관련한 낙인의 타깃으로 지목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그 속에서 확진자는 자국커뮤니티와 지역사회, 일터에서의 불이익에 쉽게 노출됩니다.
우리는 확진자의 안녕과 건강을 빌며, 질병에 대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점에 대해 지역당국에 항의하고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지역와 언론의 과도한 정보노출을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2. 혐오의 프레임을 넘어서자
5월 17일 SBS 8시 뉴스의 기획취재 ‘성소수자 행사 대폭 취소…”혐오가 코로나 키운다”‘는 혐오가 사회적 소수자의 일상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그것의 해악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태원 사태 이후 늘어난 혐오여론 때문에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에서 기획한 아이다호데이 행사가 축소되었다는 내용은 잘못된 진단입니다. 기존 기획한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 캠페인과 광고로 전환한 것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함이지, 혐오에 밀린 차선책이 아닌 것입니다. 외려 이번 아이다호데이의 계획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혐오에 맞서 인권을 이야기하겠다는 무지개행동의 의지이기도 합니다.
기획 취재를 준비하던 당시부터 SBS뉴스는 성소수자 친화적인 관점으로 기획에 접근한다고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우리는 SBS의 선한 의도와 노고를 불신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혐오 때문에 성소수자의 신변이 위축된다고 설명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관점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성소수자를 사회적 소수자 프레임에 반복적으로 구속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십 수 년 동안 성소수자 운동이 외쳐온 혐오 반대는 그 자체로 중요한 구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와 행동은 혐오반대의 수세적인 외침을 넘어섭니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나아가 시민과 비시민, 정상과 비정상, 국민과 비국민을 나누고 줄 세우는 기준을 거스르며 질문합니다. 우리의 운동은 아래에서부터 사회의 질서를 만들어나갑니다.
성소수자 지지의 메시지는 혐오 반대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요청하건대 취약한 삶의 현장 속에서 어떻게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인권의 방향을 전달하고 제시할 수 있는 언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3. 인권 보장이 예방의 본질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집단감염사태가 폭발적·대규모 유행으로 번지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체 평가들이 속속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SNS를 통해 방역당국이 집중한 노력으로 코로나19 전파가 크게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엄중식교수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유지한 것으로 전파 방지를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발 빠른 대처로 이번 코로나19 대응은 여느 정권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가능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 또한 정부의 역할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자체에서 과도하게 정보를 공개하거나 이로 인해 지역사회 내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고립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질병에 많은 이들이 불이익의 우려를 감수하면서도 자발적인 검사에 응하는 것은 나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족과 동료를 위해서, 지역사회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국가는 누구도 질병을 이유로, 장애와 노동유형을 이유로, 성적 지향과 국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의 질서를 구축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권보장과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의 변화가 재난 예방의 본질임을 선언해야 합니다.

2020. 5. 18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5. 17. 언론모니터링] 코로나19 위기에 함께 대처하면서 우리의 인권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오늘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아이다호)입니다. 이 날은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질병목록에서 삭제한 날을 기념하며 제정되었습니다. 아이다호 30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어둠을 견디고 함께 길을 더듬어가며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언론 모니터링 활동은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에서 성소수자를 표적 삼고 자극적으로 가십화하며 혐오여론을 선동하는 언론들에 대한 항의와 시정 요청을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대항논리를 제공하여 누구라도 혐오논리에 위축되고 고립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활동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대책본부는 자체적인 메세지 외에도 언론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혐오와 차별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막을 뿐 아니라, 질병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한 많은 기사와 논평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미디어오늘이 발빠르게 제작한 ‘인권 짓밟고 방역 도움 안되는 인사이트 위키트리’(5.10)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문 방송 모니터 보고서 ‘국민일보의 강제아웃팅, 누구를 위한 보도인가’(5.12) 는 언론이 잘못된 관점과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혐오를 선동하는가를 상세하게 보도해주었습니다.

한겨레 칼럼 ‘[세상읽기] 코로나19: ‘미등록’과 ‘커뮤니티’의 탄생’(5.14)은 지금의 상황이 가져온 변화와 그 한계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정부가 ‘불법 체류자’ 대신 ‘미등록’과 ‘비정규’의 워딩을 사용하고, ‘커뮤니티’를 사용하여 성소수자 공동체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점은 재난 상황 속에서 예방에 총력하는 보건당국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익명검사를 전국 단위로 실시한 것은 강제적인 감시와 관리보다 인권이 예방의 지름길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HIV/AIDS 운동이 외쳐온 구호 ‘인권이 예방의 지름길’의 늦은 성과이기도 할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등 인권기본제도들을 미루지 않고 마련했더라면 검진대상자들이 불안과 차별 속에 고립되는 가운데 국가가 혐오와 차별에 자제하자고 호소하는 풍경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국가 전체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혐오를 멈추자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오로지 ‘안전’과 ‘방역’을 위해서만 접근된다는 점에 아쉬움이 크기도 합니다. 성소수자 공동체가 호출된 배경은 위험의 감축을 위한 수세적인 상황이 작동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공동의 시련을 함께 지나오면서 이후에 어떻게 시민권을 말하고 요청할 수 있는지, 시민권의 기준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과제를 남깁니다. 제도화와 권리 요구는 성소수자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쾌락을 향유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이야기에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오늘 게재된 소설가 김비의 칼럼 ‘김비의 달려라, 오십호(好)- 코로나시대, ‘등록되지 못한 자’의 슬픔을 나누다’는 대책본부뿐 아니라 성소수자인권운동이,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은 커뮤니티가 공존을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많은 영감을 줍니다. 지금 우리의 활동들은 단지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검진 참여만을 위해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만을 위해 이뤄지지 않습니다. 질병예방 속에서 우리는 누가 불이익을 받고 있는지, 누가 지금의 상황 속에서 더 위축되고 고립되고 있는지를 봅니다. 우리의 노력들은 (미등록)이주민과 난민, 장애인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나누고 연결되어야 합니다.

2020. 5. 17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코로나19마저 악용…언론은 성소수자 혐오를 멈춰라
http://www.ccdm.or.kr/xe/watch/295143

[미디어오늘] 인권 짓밟고 방역 도움 안되는 인사이트 위키트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987

[세상읽기] 코로나19: ‘미등록’과 ‘커뮤니티’의 탄생 / 황필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44978.html

[한겨레]코로나 시대, ‘등록되지 못한 자’의 슬픔을 나누다 / 김비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45211.html

게이 업소에 대한 가십화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혐오에 물타기 하는 것일 뿐이다.

– 게이 클럽과 찜방을 비롯한 성소수자 업소에 대한 몇몇 언론들의 가십적 행태에 부쳐

최근 코로나19를 키워드 삼아 성소수자 업소를 전시하는데 급급한 기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크리스찬 투데이나 국민일보와 같이 대놓고 성소수자를 반대하고 혐오하는 매체들 뿐 아니라, 뉴스1(김학진기자, “45세 이상 뚱보 오지 말라”…’찜방’ 블랙수면방 주말엔 바글바글, 5월 10일), 서울신문(이보희기자, “뚱보 출입금지” 블랙수면방 ‘찜방’의 실체, 5월 10일), 머니투데이(이동우, 김사무엘 기자, 커튼만 쳐진 컴컴한 방, 5년전 차마 못쓴 블랙수면방 취재기, 5월 12일) 등 많은 주류언론들이 성소수자 업소를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매우 문제적이며 우려스럽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전파방식을 이야기하며 성소수자들이 만나는 공간의 열악함과 협소함을 언급합니다. 익명으로 만나고 성적으로 빈번히 접촉하는 만남의 형식도 말합니다. 나아가 성소수자들이 만나는 공간이 생활공간의 내부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암시하며 위협을 더합니다.

이는 오래전 성소수자를 웃음거리로 대상화하고 전시했던 황색언론과 찌라시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인터넷 언론이 보다 노출에 용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업소명과 행태 등을 극단적이고 자극적으로 설명하는 점일 것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위기는 저들이 저열한 기사를 낼 수 있는 명분으로 쓰입니다.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들은 게이남성들의 주요 동선과 방문 업소를 나열하고 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무엇을 하는지 굳이 묘사합니다.

여기에 ‘언론’이라는 매체는 저들의 이야기를 코로나19 위기에 필요한 정보인 양 포장합니다. 외설적이고 노골적인 표현과 장면들은 르포와 단독취재 등의 그럴싸한 조명을 받아 버젓이 페이지에 게시됩니다. 이는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질병의 위기 속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경계하고 밀어내도록 하는 동력이 됩니다.

이들의 태도는 질병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혐오를 집어넣고 여론 선동의 자극적 내용들을 집어넣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것은 질병에 대한 의식은 제쳐두고 불안과 분노를 소수자를 향한 비난의 불쏘시개로 소모합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은 성소수자들의 만남이 이뤄지는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소거한 채 이들을 단지 가십거리로 증발시킵니다. 그것은 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성소수자를 배척하고 고립시킵니다.

이에 우리는 질병에 대한 불안을 사회적 소수자 차별과 배척으로 전가하는 언론의 여론몰이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코로나19의 위기에 대처하는 언론의 사명을 자각하길 바랍니다.
언론의 품격을 지키기 바랍니다.
당장 황색 선전을 멈추십시오.

2020. 5. 14.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커뮤니티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성소수자가 경찰력에 의해 연행되고 처벌대상이 되었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성소수자가 제도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환경 속에서 만남이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이뤄졌으리라 유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크루징 문화라고 부르는 일회적 만남, 욕구를 풀기 위한 익명의 만남에 대한 비난의 이면에는 그러한 만남과 장소를 강제하다시피 했던 조건과 환경이 있습니다.

성소수자의 만남이 음지화되는 가운데 장소는 위생적으로 관리되기 어렵고, 질병에 취약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성소수자의 만남과 장소를 ‘치부’로 바라보는 관점에 여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음지의 조건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양한 만남의 모델과 장소의 질서를 만들며 공동체의 역사를 일궈왔습니다. 아직 그것은 완결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많은 논쟁들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만남의 환경과 스킨십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클럽과 찜방과 같은 우리의 장소들은 그저 가십으로 소모하거나 법의 잣대로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오랜 시간 외부의 단속과 비난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성소수자임을 자각하고 사람을 만나고자 고립을 깨고 외로움을 나누기 위해 밖에 나왔을 것입니다. 이는 내가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더 구축하고 만들고 요청해야 할까요? 어떤 이야기를 더 해야 할까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성소수자로서 우리의 복잡하고 입체적인 마음들을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치부를 그저 치부로 남겨두며 부끄러워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그것이 왜 치부일 수밖에 없었는지, 왜 치부로 지목되고 낙인찍혀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시도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2020. 5. 14.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언론모니터링] 코로나19 위기에 함께 대처하면서 우리의 인권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오늘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아이다호)입니다. 이 날은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질병목록에서 삭제한 날을 기념하며 제정되었습니다. 아이다호 30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어둠을 견디고 함께 길을 더듬어가며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언론 모니터링 활동은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에서 성소수자를 표적 삼고 자극적으로 가십화하며 혐오여론을 선동하는 언론들에 대한 항의와 시정 요청을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대항논리를 제공하여 누구라도 혐오논리에 위축되고 고립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활동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대책본부는 자체적인 메세지 외에도 언론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혐오와 차별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막을 뿐 아니라, 질병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한 많은 기사와 논평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미디어오늘이 발빠르게 제작한 ‘인권 짓밟고 방역 도움 안되는 인사이트 위키트리’(5.10)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문 방송 모니터 보고서 ‘국민일보의 강제아웃팅, 누구를 위한 보도인가’(5.12) 는 언론이 잘못된 관점과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혐오를 선동하는가를 상세하게 보도해주었습니다.

한겨레 칼럼 ‘[세상읽기] 코로나19: ‘미등록’과 ‘커뮤니티’의 탄생’(5.14)은 지금의 상황이 가져온 변화와 그 한계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정부가 ‘불법 체류자’ 대신 ‘미등록’과 ‘비정규’의 워딩을 사용하고, ‘커뮤니티’를 사용하여 성소수자 공동체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점은 재난 상황 속에서 예방에 총력하는 보건당국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익명검사를 전국 단위로 실시한 것은 강제적인 감시와 관리보다 인권이 예방의 지름길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HIV/AIDS 운동이 외쳐온 구호 ‘인권이 예방의 지름길’의 늦은 성과이기도 할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등 인권기본제도들을 미루지 않고 마련했더라면 검진대상자들이 불안과 차별 속에 고립되는 가운데 국가가 혐오와 차별에 자제하자고 호소하는 풍경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국가 전체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혐오를 멈추자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오로지 ‘안전’과 ‘방역’을 위해서만 접근된다는 점에 아쉬움이 크기도 합니다. 성소수자 공동체가 호출된 배경은 위험의 감축을 위한 수세적인 상황이 작동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공동의 시련을 함께 지나오면서 이후에 어떻게 시민권을 말하고 요청할 수 있는지, 시민권의 기준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과제를 남깁니다. 제도화와 권리 요구는 성소수자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쾌락을 향유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이야기에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오늘 게재된 소설가 김비의 칼럼 ‘김비의 달려라, 오십호(好)- 코로나시대, ‘등록되지 못한 자’의 슬픔을 나누다’는 대책본부뿐 아니라 성소수자인권운동이,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은 커뮤니티가 공존을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많은 영감을 줍니다. 지금 우리의 활동들은 단지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검진 참여만을 위해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만을 위해 이뤄지지 않습니다. 질병예방 속에서 우리는 누가 불이익을 받고 있는지, 누가 지금의 상황 속에서 더 위축되고 고립되고 있는지를 봅니다. 우리의 노력들은 (미등록)이주민과 난민, 장애인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나누고 연결되어야 합니다.

2020. 5. 17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코로나19마저 악용…언론은 성소수자 혐오를 멈춰라
http://www.ccdm.or.kr/xe/watch/295143

[미디어오늘] 인권 짓밟고 방역 도움 안되는 인사이트 위키트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

[세상읽기] 코로나19: ‘미등록’과 ‘커뮤니티’의 탄생 / 황필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44978.html

[한겨레]코로나 시대, ‘등록되지 못한 자’의 슬픔을 나누다 / 김비
http://www.hani.co.kr/a…/society/society_general/945211.html